한 시간을 내리 울었다

2021년 01월 09일

depression

사실 지난주 일요일에는 무척 힘들었다. 아침부터 낌새가 영 좋지 않아서 세로토닌 약까지 챙겨 먹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하루가 지나가기를 꾸역꾸역 버텨봤지만 결국 저녁쯤 감정이 주체가 안돼서 침대에서 멍하니 한 시간을 내리 울었던 것 같다. 그 순간이 너무 괴로워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했지만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어떤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음에도 앉은 자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이런 날이 찾아온다. 그때마다 누군가가 나를 이 상황에서 꺼내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다가도 그 누구도 나의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양가적인 마음이 동시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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