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2022년 01월 27일

short diary

우리 사무실을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코로나에 걸리셔서 급하게 서초구 보건소에 가서 코를 찌르게 됐다. 요즘은 오미크론이 확산돼서 코로나 확진자가 만 명이 넘는다. 코로나 검사 줄을 설 때 뒤에 유치원생들이 있었다. 3명의 유치원생들은 줄 서는 한 시간 내내 폴짝폴짝 멈추지 않고 뛰어다니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유치원생 어머니들은 그런 유치원생들을 조금이라도 얌전히 서있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노력 중에는 말로만 듣던 '시끄럽게 하면 아저씨들이 이놈해!'도 있었다. 그 아저씨들은 나랑 같이 같던 준과 우기였다. 그 덕에 어머니들과 말을 트게 됐다. 나는 이 유치원생들이 곧 다가올 코 찌르는 미래를 알고도 이렇게 신나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코를 찔러보는 건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신나 있는 거라고 알려주셨다. 이 얘기를 듣던 유치원생들은 지들끼리 자기 친구가 얘기한 코로나 검사 후기에 대해 종알거리기 시작했다. 대체로 코로나 검사 받는 게 하나도 안 아프다는 이야기였다.

궁금해졌다. 이 유치원생들이 과연 코를 찌르고 나서 울지 않을지. 그래서 준과 우기에게 애기들 코 찌르고 나오는 걸 기다리자고 제안했다. 내 제안을 들은 둘은 나를 악마라고 놀렸고, 준은 나와 우기에게 둘도 코 찌르고 나서 울지 않으면 사탕을 사주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런 농담 따먹기를 하며 검사를 기다렸다.

줄을 서는 중에 한 번은 준이 유치원생들한테 '이놈'을 시전했다. 꽤 무섭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유치원생들은 무서워하기는 커녕 우스꽝스럽게 째려보는 표정으로 응대했다. 지지않는 유치원생들이었다. 그런 유치원생들의 당당한 모습에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더욱 궁금해졌다. 이 당당한 모습이 코를 찌르고도 유지될지!

드디어 줄 선지 한 시간만에 코 찌르는 차례가 와서 코를 찔렸다. 벌써 세 번째 코 찌르기지만 여전히 적응되지는 않는 불쾌감이었다. 유치원생들 구경할 생각에 코를 찌르자마자 호다닥 부스에서 나와서 기다렸다. 우기가 먼저 나왔다. 엄청 깊게 찔려서 아프다고 울상을 하며 나왔다. 그런 우기에게 우기는 울어서 사탕 못 먹겠다는 말을 해주며 유치원생들이 어딨는지 살폈다.

그러나 유치원생들은 아예 다른 공간으로 코를 찌르러 가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유치원생들이 간 장소에서 엉엉 우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그 울음소리를 듣고 있자니 귀엽고 하찮아서 웃음이 났다. 당당했던 유치원생들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 표정들이 어찌 변했을지 궁금했지만 볼 수 없었다. 보건소를 빠져나올 때까지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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