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마지막 날

2022년 12월 31일

short diary

20대의 마지막 날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의 20대 또한 녹록치 않았다.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을 만한 일들을 종종 겪었고, 나를 땅 저 아래까지 짓누르는 일들도 몇 차례 겪었다. 이런 일들을 반복하는 10년 동안 참 많은 애씀과 눈물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대를 의미 있게 추억하고 다가오는 30대를 기꺼이 맞이할 수 있는 건 그 사이사이에 찾아온 좋은 기회와 귀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었던 행운, 그리고 그 덕에 받았던 따뜻한 애정과 분에 넘치는 인정들이 아니었나 싶다.

그 덕에 20대의 시간이 흐를수록 우는 날보다 웃는 날이 더 많았고, 마냥 애쓰는 날 보다 여유와 감사를 느끼는 날이 늘어났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에게 20대는 내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나와 친해지는 시기였다. 또 세상은 넓고 살만하다는 걸 알게 된 시기였고, 온 세상에 감사한 일투성이라는 걸 배우게 된 시기였다. 이럴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이들과 상황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왔던 나에게도 참 수고가 많았다는 말 한마디 건네주고 싶다. 고생 많았다.

20살이 되는 날에는 성인의 세상에 입문한다는 사실에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다면 30살이 되는 지금은 다사다난한 20대를 어떻게든 잘 끝마쳤다는 안도 내지는 안정감과 감사함이 가득하다. 또 그와 동시에 20대에 잘 쌓아왔던 것을 바탕으로 그려볼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한 껏 부풀어있다.

이 마음을 유지하며 30대 또한 돌이켜봤을 때 내 삶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추억할 수 있는 시기를 보내면 좋겠다.

© 2020 Wo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