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 편한 관계의 사람을 대하는 법

2023년 09월 10일

short diary

가깝고 편한 관계의 사람에게 과하게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짜증스러운 뉘앙스를 내보이고, 상대의 의도를 쉽게 속단하며, 내 입맛에 맞게 행동할 것을 종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가까울수록 그 정도가 심했다.

머리로는 가깝고 편한 관계일수록 더 소중히 대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았다. 소중히 대한다는 건 불편한 일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무의식 속에서 가까운 사람과 편하게 지내는 모습이란 짜증스럽고 무신경한 모습이었다.

왜 이런 인식이 생겼는지를 추측해보자면 뻔하게도 자라온 가족 환경의 영향일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짜증스럽고 격양된 태도로 대화할 때가 많았다. 우리 가족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싸우지들 말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가족 외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낸 10년 가까이의 시간 동안 원래처럼 무신경하거나 격양된 태도로 말을 하면 불편함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면서 내 무의식에는 아무렇게나 말하고 행동하는 게 더이상 편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차분하되 유쾌한 태도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가며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는 게 더 편한 대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이 방법이 잘 연습된 상태는 아니다보니 그 순간에는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되는 불편함이 있다. 덕분에 지금은 격양된 상태로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도 불편하고 차분한 상태로 배려심있게 말하는 것도 불편한 과도기에 와있다.

연습을 통해 점점 더 편해질 거라 믿기에 미래에 대한 걱정은 없다. 하지만 나와 가까이 지내며 상처받거나 불편했을 과거의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은 깨달음이 커질수록 커져만 간다. 특히 여러 구남친들이 많이 생각나는데... 지금와서 다시 잘해줄수는 없으니 지금의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으로 속죄하며 살기로 다짐해본다. (어쩔 수 없을 땐 뻔뻔해지자..! 😇)

#communication #re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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