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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오너십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Wonny (워니)
Wonny (워니)·2020년 12월 17일 10:25

네이비씰에서 강조하는 '극한의 오너십' 정신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를 일상에서 몸소 깨져가며 배우는 요즘이다.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을 읽을 때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하며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턱도 없었다.

최근에 팀에서 서로의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었다. 이 상황이 벌어졌을 때 무의식적으로 미묘하게 환경 탓을 하거나 자기합리화 혹은 남 탓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말로는 나의 부족한 점 때문에 생긴 일 같으니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방어적인 대처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의 못난 모습을 솔직하게 직면하는 편이라고 자부해왔는데 불투명한 방식으로 회피할 때가 있음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다행히도 최근 있었던 일에서는 당사자인 동료가 메타적으로 솔직하고 예리하게 문제가 되는 지점과 내가 더 잘해야만 했던/하는 지점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고, 이 상황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같이 뛰어주는 동료도 있었다. 게다가 이 동료들은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주고, 그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 덕분에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고, 인정하기에는 너무너무 자존심 상하는 매운맛 피드백을 안전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방어적인 마음부터 튀어 올랐지만 이야기하는 자리가 끝나갈 쯤에는 이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훌륭한 동료들 덕에 직면하기 힘든 피드백을 뼈아프지만 진심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을 했다. 피드백을 듣는 순간에는 쒸익쒸익하거나 자존심이나 기분이 상하는 건 나 또한 한낱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마음을 잘 인지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기 위한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동료들이 곁에 있고 나를 위해 이런 피드백을 주는 용기를 내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면서 극한의 오너십 정신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고 내가 피드백에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것에 비해 남들이 편하게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느껴왔던 것은 극한의 오너십 정신이 부족해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명하는 사람에게는 피드백을 주기 쉽지 않으니까.

극한의 오너십은 무엇인가

극한의 오너십은 잘못된 모든 것에 대해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환경이나 남 탓의 여지를 두지 않고 부족한 나를 직면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해왔던 '바람이 불어도 리더 탓, 비가와도 리더 탓'이라는 말은 극한의 오너십을 다르게 표현하는 문장이었다.

극한의 오너십은 왜 필요한가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책에 나오는 문장 하나를 인용하고 싶다.

잘못된 모든 것에 대해서도 내가 오너여야 했다. 명성과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더라도 그게 옳은 길이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 문장이 극한의 오너십의 필요성을 탁월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건 나의 마음과 나의 행동뿐이다. 환경이나 다른 사람을 탓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는 어떠한 변화도 성장도 만들 수 없다. 어떻게든 내가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을 찾아서 그렇게 하는 것만이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꼭 리더가 아니더라도 더 주체적인 삶, 성장하는 삶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속한 모든 것의 오너가 되어야 한다. 남 탓을 하는 순간 남의 변화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무능한 사람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힘든 상황에서 변명이나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찾고 내가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을 발견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만이 어떤 상황에서도 손 놓고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기회를 만들게 해준다.

극한의 오너십 정신을 갖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위안이 되어줄 수 있는 사실은 그 고통이 고통스러운 만큼의 변화와 성장을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진부하지만 No pain, no gain 이라는 문장이 들어맞는 사례다.

고통스럽지 않은 부족한 점은 대체로 쉽게 고칠 수 있는 부분이고 쉽게 고칠 수 있었다는 것은 크리티컬하지 않은 것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삶에서 진정으로 변화하고 성장해야 하는 영역은 보통 어떻게서든 회피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지점이다. 삶은 어떤 순간에서는 참 호락호락하지 않다 🙉

극한의 오너십을 가지면 어떤 상황에서도 성장할 방법을 찾고 그만큼의 변화와 성장을 만들게 해준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그 고통속에서 약간의 위안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느끼는 이 고통이 성장을 위한 과정이고 이 과정이 끝났을 때 나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져 있을 것임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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