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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흐르는 팀 만들기

독서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에서 테크 리더로 일하기#12

Wonny (워니)
Wonny (워니)·2019년 08월 11일 08:11

최근 2개월 동안 데이터가 흐르는 팀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이전부터 데이터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막상 데이터를 잘 다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가 흐르는 팀이 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시작했다.

데이터가 흐르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왜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일부터 데이터에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 가능한 많은 크루가 데이터에 대한 기본 이해도와 역량을 쌓을 수 있게 교육하는 일 등이 전부 필요했다.

많은 일을 2개월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제법 해냈다. 이제는 얼추 데이터가 흐르는 팀의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정리해보았다.

데이터는 왜 필요한가?

유저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프로덕트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저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존재하지 않거나 소수인 유저를 상상하게 되기 쉽다. 현실에는 언제나 직관과 어긋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내용의 부정적 피드백을 여러 차례 받는 경우 대부분의 유저가 비슷하게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문제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가령 '발제문이 너무 길어요'라는 피드백을 9-10번 받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긴 발제문이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피드백을 주지 않은 몇천 명의 멤버는 긴 발제문에 만족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발제문이 길다는 몇 건의 피드백 때문에 발제문 길이를 줄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저 만족도가 떨어지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직관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유저를 올바르게 이해하여 유의미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적당한 크기의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달성 가능한 액션을 쉽게 도출하기 위해

아래 두 가지 목표를 비교해보자.

목표 A: 6,000명 멤버들의 출석률을 높이자!

목표 B: 출석률이 0%인 멤버를 한 번이라도 출석하게 하자!

목표 A가 주어지면 무엇을 해야 달성할 수 있을지 막막해진다. 게다가 출석률 1%만 올려도 성공인지 아니면 적어도 10%는 올려야 성공일지,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반대로 목표 B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비교적 쉽게 떠오르고 일을 마쳤을 때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도 쉽다.

물론 회사에서는 언제나 목표 A와 같은 최종 목표를 향해 끝없이 달려야겠지만 적어도 중간 관리자는 데이터를 보면서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 B와 같은 하위 목표를 역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달성 가능한 액션을 쉽게 도출할 수 있는 목표를 공유하여 함께 일하는 동료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더불어 일을 마쳤을 때 성공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여 혼자서도 피드백과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험과 지혜를 축적하기 위해

"촉의 축적은 성과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학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실제로 성과에 기여한 시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촉의 축적을 통한 성장은 여러 썰들이 충돌하는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직관은 모두를 납득시키기 어렵고, 썰에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지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페이지의 디자인을 싹 바꿨더니 실제로 전환율이 높아진 상황을 생각해보자. 전환율을 높이긴 높였는데 전환율이 높아진 이유가 디자인이 이전보다 예뻐져서인지, 글의 가독성이 좋아져서인지, 콜 투 액션이 적절해서인지 알 길이 없다.

다음에 다른 페이지 전환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이전과 비슷하게 디자인을 변경하여도 똑같이 전환율이 높아지리라는 보장이 없다. 담당자 개인의 역량이나 직감으로 성공 여부가 갈린다.

이럴 때 데이터를 보며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나가는 방법으로 디자인을 변경했다면 페이지 전환율 개선에 대한 레슨을 회사 차원에서 쌓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했는가?

데이터 인프라 구축

개발자가 아닌 크루들도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했다.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우면 필요성에 공감하여도 실무에 적용하기 힘들다. 그래서 모든 크루들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SQL 쿼리와 시각화를 지원하는 redash라는 툴을 활용하여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다양한 데이터 관련 툴 중에서 redash 툴을 선택한 이유는 배우기 쉽고,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유명한 데이터 관련 툴 중에는 tableau라는 툴도 있었지만 redash에 비해 배우기 어렵고, 이제 막 데이터를 보기 시작하는 회사에서 사용하기에는 비쌌다.

데이터 관련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 자료 작성 및 사내 세미나 진행

make data team 1

데이터 환경 설정과 SQL 기초 문법에 대한 학습 자료를 작성하고 두 차례의 사내 세미나를 진행했다. 가능한 트레바리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예제를 넣어 최대한 실무와 맞닿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엑셀에서 보던 데이터 옮기기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존에 엑셀에서 보던 데이터를 SQL 쿼리로 짜서 redash에 옮겨두었다. 이때부터는 나보다는 주로 선영님이 데이터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

여태까지 데이터를 보기 위해서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엑셀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매일매일 DB에서 데이터를 csv 파일로 export하여 엑셀에 import하는 방식으로 로우 데이터를 쌓고, 각종 복잡한 수식으로 조합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봤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하기도 어려웠고, 어쩌다 수식이 꼬이면 유지보수를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써야 했다.

이런 수고로움을 없앰으로써 데이터를 자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데이터를 보며 일하기

실무에서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했다. 아무리 좋은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습을 진행하여도 실무에서 잘 활용하지 못하면 꽝이다.

이것도 선영님이 발 빠르게 앞장서서 여러 시행착오를 미리 겪으며 다음 사람은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계신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일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보고 얻은 인사이트가 담긴 메일을 보내주시는 등의 일을 하시고 있다. 게다가 데이터와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물어봐달라고 말씀해주시며 실제로 트레바리에서 데이터와 관련된 모든 질문을 해결해주고(?) 있다!

make data team 2
데이터 활용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선영님의 멋진 모습 (= 동료 자랑하고 싶어서 올리는 사진.jpg)

무엇이 바뀌었는가?

1. 데이터로 이야기하고 일하기 시작했다.

데이터에 기반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목표를 설정하여 가설을 검증해 나가는 방식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2. 실패에서 레슨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가설을 검증해 나가는 방식으로 일하기 시작했기에 실패하더라도 레슨을 쌓을 수 있었다. 실패가 다른 의미의 성공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3. 데이터 포지션 채용공고가 열렸다!

역시나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채용공고!

앞으로 해야 할 일

1. 더 많은 크루들이 데이터 관련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돕기

학습 자료 작성과 사내 교육을 꽤 급박하게 진행하다 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 학습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은 실무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몇몇의 크루들만 갖추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크루들이 데이터 관련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학습 자료를 개선하고 사내 교육을 난이도별로 지금보다 자주 진행하고자 한다. 더불어 실제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진행하여 데이터에 관심 있는 크루들은 언제든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2. 수집된 데이터 쪼개보기

이제 막 데이터를 보기 시작해서 내부에 있는 데이터를 다 살펴보지 못했다. 출석률이라던가 독후감 제출률 등 신규와 기존 멤버들의 양상이 어떻게 다른지 등의 데이터를 봐야 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쪼개보면서 트레바리 멤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3. 데이터를 올바르게 수집하기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뜯어보기 시작하면서 수집 자체를 잘못하고 있었던 경우들을 발견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경우를 발견할 테지만 가능한 올바르게 수집할 수 있도록 데이터 구조를 설계하고 구현하려고 한다.

4. 이를 함께 할 좋은 동료 만나기 (feat.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채용 공고22)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역시나 이 여정을 함께할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이다. 함께할 때 더 잘할 수 있다.

지금은 대부분 선영님 혼자 데이터 관련 업무를 도맡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고민거리가 있어도 이를 나눌 상대가 없다. 가끔 내가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지만 전담으로 데이터를 보고 있는 선영님을 팔로업하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데이터와 관련하여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서로가 서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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