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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드 엔지니어로 직무를 전환했다

Wonny (워니)
Wonny (워니)·2021년 12월 19일 03:00

이번 달부터 그간 담당했던 모든 역할을 내려놓고 결제/포인트 도메인의 백엔드 엔지니어로 일하게 되었다. 이러기 위해 광고 도메인을 잘 키워줄 수 있는 새로운 PO분을 채용했다. 그분이 오시기 전까지는 내가 엔지니어 백그라운드 PO이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광고 시스템 기반 구축과 광고 도메인에 대한 모든 것을 문서화하였다. 또, 프론트엔드 챕터를 나보다 훨씬 더 잘 리딩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안을 설득하여 리드 역할을 위임하고 인수인계하였다.

이렇게까지 노력하여 백엔드 엔지니어로서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이유는 하나의 역할에만 집중하여 전문성을 쌓고 싶었고, 내가 성장하고 싶은 방향에 더 많이 부합하는 직무는 백엔드 엔지니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성

트레바리 때는 말할 것도 없고(테크 리드, 조직문화 리드, 데이터 리드 등..), 힐링페이퍼에 와서도 여러 역할을 담당했다.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입사하여 수습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프론트엔드 챕터 리드가 되었다가, 데이터팀 리드를 거쳐 광고 도메인 PO를 맡았다. 몇 년 동안 크고 작은 팀에서 다양한 역할로 일하면서 하나의 역할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초기 단계의 회사나 팀에서는 여러 가지를 두루 할 줄 아는 역량이 무척 큰 도움이 되었지만, 팀이 커지고 성숙해질수록 한두 가지를 깊이 있게 할 줄 아는 역량이 필요했다. 리더라면 또 다른 얘기겠지만, 구성원으로서는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했다. 특히 개발자라면 역량에 따라 문제를 풀어내는 퀄리티나 시간이 몇십 배가 차이 난다고 느껴질 정도이기에 더욱더 깊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물론 초기 단계 회사나 같은 회사 내에서도 초기 단계의 팀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곳으로 이동해가며 일하는 방법도 있다. 혹은 여러 가지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하는 리더의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기술 역량을 가진 구성원으로서 다음 단계의 팀을 그다음 단계, 그다음의 다음 단계로 키워내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내가 성장하고 싶은 방향

언젠가는 CTO의 역할로 일하고 싶다는 욕심과 자신감이 생겼다. 여태까지는 CTO가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도 제대로 고민해본 적 없으면서 나는 CTO의 역할과 맞지 않는다고만 생각해왔다. 어렴풋이 CTO는 최대한 많은 기술을 미친 듯이 파서 모든 기술적인 질문을 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힐링페이퍼에 와서 프론트엔드 챕터 리드로 일하고, 새롭게 온 CTO인 베이더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CTO의 모습을 이전보다는 현실적으로 선명하게 그리게 되었다. 이후에 더 세분화 하겠지만 일단 지금은 '기술 역량을 활용하여 회사 차원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우리 팀이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기술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정리했다.

이런 사람은 기술만 파서 기술 질문에 답하는 것 이상으로 종합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기술 역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특정 언어나 프레임워크 등을 깊숙이 파서 많은 지식을 가지는 것보다, 우리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견고한 시스템이 되도록 하는 큰 구조를 잘 짤 수 있는 기술 역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구성원들이 이러한 구조의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고, 다른 직무와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여 협업하는 역량도 필요하다.

이런 역량들이라면 이전에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최대한 많은 기술 지식을 보유하는 것'보다 더 재밌게 잘 쌓을 수 있는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CTO가 아니더라도 이런 역량을 가진 개발자가 되고 싶다.

그 한 걸음으로 우리 시스템의 기반들이 어떤 구조로 되어있고, 앞으로 어떤 구조로 나아가면 좋을지를 고민하기 유리한 백엔드 엔지니어로 직무를 전환하였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백엔드 기술 관련한 이슈가 생겼을 때 회사 내에서 먼저 찾게 되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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